“일상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희망에 뿌리내린 시편들!”
“고요하고 투명한 언어로 삶의 신비를 말하는 시세계!”
1981년 박기영ㆍ안도현ㆍ장정일 시인과 함께 「국시」 동인으로 문단 활동 시작한 박상봉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물속에 두고 온 귀』를 펴냈다. 『물속에 두고 온 귀』는 첫 시집 『카페 물땡땡』과 두 번째 시집 『불탄 나무의 속삭임』에 비해 더욱 고요하고 투명하고 선명해진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물속에 두고 온 귀』의 핵심 이미지는 ‘귀’다. 귀는 세상의 울림을 포착하고, 그 울림을 인간 내면으로 증폭해내는 감각기관이다. 이 과정에서 귀는 세상의 울림을 존재의 떨림으로 수용해낸다. 박상봉 시인의 시는 그런 울림과 떨림의 파장에 관한 고백과도 같다.
“먼저 당도한 달밤이 방바닥을 긁어대고 // 책상 밑으로는 켜켜이 쌓인 달의 눈동자”(「달밤」)라고 말하는 것이 세상의 떨림을 포착하는 일이라면, “낯익은 얼굴 만나면 / 어깨높이로 낮아진 하늘이 조금씩 흔들”(「네게로 가는 아침」)리는 것은 세상과 마주한 시인의 떨림이다. 이처럼 박상봉 시인의 시는 일상적 삶의 진실을 담아낸다. 일상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희망에 깊게 뿌리를 내린 그의 시는 인생의 신비에 가 닿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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